시 읽어주는 정신과 의사가 건네는 한 편의 위로

『마음은 괜찮냐고 시가 물었다』

 

시와 심리학 이론이 건네는 가장 균형 잡힌 조언

어떠한 이론도 충분하지 않을 때

나는 시에서 답을 찾았다

 

▷ 저자 황인환 ◁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여의도힐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대표원장으로 있다.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효율성을 추구하고 정답을 강요하는 이 세상 속에서, 모호하고 정답이 없는 마음을 다루는 일을 하고 있다. 해결하기 어려운 마음의 문제를 안고 있는 이들이 그의 병원을 방문한다. 그중에서도 지역적 특성상 바쁜 일상에 지쳐 자신을 돌아보는 데에 소홀해진 2030 직장인들이 많다. 무기력, 우울, 외로움 등을 호소하며 찾아오는 이들에게 그는 답을 제시하기보다 함께 답을 찾아가고자 한다. 부정적인 감정을 없애려 하기보다, 이에 잘 대처할 수 있는 건강한 마음을 키울 것을 제안한다.

시를 읽는 것은 삶의 불확실성에 익숙해지는 연습이 된다. ‘시 읽어주는 정신과 의사’로 1년 넘게 《정신의학신문》에 글을 연재한 이유이다. 시와 같은 환자들의 마음을 읽으며 오늘도 진료실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짧지만 오랜 시간을 들여 읽어야 하는 시처럼, 사람들의 마음도 오래도록 들여다보려 한다. 사람들의 마음에 다가가기 위해 대한정신건강재단 상담의, 코로나생활치료센터 심리지원단 지정 전문의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정신의학신문》 운영진으로 참여하고 트라우마 치료법 중 하나인 EMDR 트레이닝 코스를 수료한 것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 책 소개 ◁ 

 

“어떠한 이론도 충분하지 않을 때 나는 시에서 답을 찾았다”

 

정신과 의사가 시를 읽으며 깨달은 것들

“오늘 기분이 어때?” 간단한 질문이 어렵게 느껴질 때가 있다.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의 속도에 맞추다 보면 나의 마음은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일쑤다. 무심하게 일상을 살아가다 문득 치밀어오르는 감정은 낯설고 또 당황스럽기만 하다. 외로울 땐 무엇을 하는 게 좋을지, 인간관계에서 찾아오는 실망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번아웃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우리는 우리의 삶과 가장 밀접하게 맞닿은 마음의 문제에 너무 소홀한 것인지도 모른다.

‘시 읽어주는 정신과 의사’ 황인환 원장은 마음을 잃은 사람들에게 시를 읽을 것을 권한다. 해결하기 힘든 내면의 심연에 대해 오래도록 고민해 온 황인환 원장은 때로는 시 한 편이 복잡하게 얽힌 내면의 혼란에 대한 정답이 되어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시는 인지하지 못했던 나의 방어기제를 마주하게 하고, 외롭고 지친 마음을 어루만진다. 그러다가 뜻밖에도 무기력에서 우리를 건져 올리고, 피해사고에 빠진 왜곡된 마음에 냉철한 조언을 건네기도 한다.

 

《마음은 괜찮냐고 시가 물었다》는 자신의 마음속 세상에서 길을 잃은 이에게 건네는 마음 안내서이다.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게 느껴진다면, 우선 “오늘 마음이 어때?”라고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건 어떨까. 질문하기가 망설여진다면, 또 대답하기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유난히 지치고 피로했던 하루의 끝, 스스로에게 시를 읽는 시간을 선물하길 바란다. 《마음은 괜찮냐고 시가 물었다》가 그 첫걸음을 떼게 해줄 것이다.

 

 

▷ 출판사 서평 ◁ 

 

“시를 보듯 마음을 읽을 때 비로소 마음이 내 편이 된다”

 

모든 이상하고 당연한 마음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시 처방

시를 느껴보고자 하는 과정은 진료실에서 환자분을 만나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짧은 단어 안에 담겨 있는 커다란 마음을 같이 들여다보고 이해해 보려 합니다. 이를 위해 어디로든 치우치지 않은 보편적인 마음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마음을 준비하는 과정에 시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_10쪽(프롤로그)

황인환 원장은 왜 ‘시 읽어주는 정신과 의사’가 되었을까? 그는 왜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많은 매체 중 시를 선택한 것일까?

어떠한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는 순간,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할 것 같은 순간이 있다. 자칫 타인의 고통을 대수롭지 않게 취급하는 것처럼 보일까 봐, 또 나의 아픔을 전달할 방법이 없어 홀로 동떨어진 기분을 느끼곤 한다. 이럴 때 시를 읽으면 시인 및 시의 화자, 그리고 시를 읽은 많은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다.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은 차가운 사회를 살아가는 데에 든든한 안전망이 되어준다. 무엇보다 시는 압축되어 기억하기 쉽다는 편의성 또한 갖추고 있다. 파편적으로 기억되는 소설이나 영화와 달리, 시는 필요할 때마다 전문을 꺼내어 볼 수 있다.

 

황인환 원장은 자신의 감정이 낯설고, 관계가 힘들고, 삶이 막막한 이들에게 혼자가 아니라는 말을 건네고자 했다. 1부는 외면해 왔던 현재의 감정을 마주하도록 하고, 2부는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 건강한 관계를 맺는 방법을 탐색한다. 그리고 마지막 3부는 마음의 덫에서 벗어나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삶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책이 현재의 감정으로 이야기를 열어가는 것은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 모든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마음은 괜찮냐고 시가 물었다》에 불안과 무기력부터 이별과 번아웃, 피해의식까지 삶의 힘든 국면에서 언제든 꺼내어 마음을 치유하도록 하는 상비약 같은 시를 담았다. 모두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마음을 지켰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흔들리지 않고 나답게 살아내기 위해

우리에겐 시와 심리학이 필요하다”

 

과거에서 벗어나 행복한 미래를 준비하고 싶은 당신에게 전하는 가장 균형 잡힌 조언

“어떻게 해야 외롭지 않을 수 있을까요?”, “과거의 기억을 지우고 싶어요”, “불만족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날 방법이 있을까요?” 고민을 상담할 때, 대부분은 부정적인 감정이나 기억을 제거하고 삶의 악조건을 극복하는 법을 묻는다. 이에 시는 대답한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정호승, 〈수선화에게〉), “그 씨 한 톨마저 없으면 우리는 쓰러지지/자신을 설명할 길이 없지”(이병률, 〈비밀이 없으면 우리들은 쓰러진다지〉), “너의 자리는/이 세상 모든 곳에 있다”(메리 올리버, 〈기러기〉). 결국 부정적인 감정과 기억마저 나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어떠한 삶의 조건에서도 발 디디고 설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황인환 원장이 책을 통해 건네는 조언도 이와 비슷하다. 그는 어떠한 마음도 극복의 대상으로 삼지 않고, 모든 감정을 자신을 이해하기 위한 실마리로 삼는다. 늘 최선의 선택을 내리기 때문에 삶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선택을 내려도 최선을 다하는 스스로에게 만족감을 느끼는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한다.

 

시는 우리의 마음과 닮아 있고, 시를 읽어내는 과정은 삶을 살아가는 방식과도 비슷하다. 속도와 생산성을 강요받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은 모호하고 정답이 없는 시를 어렵다고 느낀다. 시의 느슨한 문장을 곱씹으며 의미를 찾는 것을 점점 더 꺼리게 된다. 이는 우리가 모호한 마음을 낯설게 느끼고, 삶의 불확실성을 견디지 못하는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시의 여백에 의미를 채워 넣는 일은 불확실한 마음을 끌어안고 위태로운 삶을 건너가기 위한 연습이 된다. 시를 읽으면 이상하고도 애틋한 우리의 마음을 이해하고, 삶의 다양한 변수를 받아들일 수 있다.

성가신 마음을 외면하거나 해결하려 애쓰기보다 응시하고 이해하는 마음가짐으로 살아갈 때, 우리는 비로소 마음과 더불어 잘 살아낼 수 있다. 우리에게 한순간 부정적인 감정이 걷히고 삶의 조건이 개선되는 마법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을 덮을 때쯤, 마음에 갇히고 삶의 조건에 휘둘렸던 이전의 삶에서 벗어나 나답게 살아가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진정한 변화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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